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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심령 살인사건』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46
* 공개 기간 : 무기한

다음날 임의소환 형식으로 아타미 경찰서에 나타난 이마이는 그제 밤은 9시부터 11시까지 신주쿠(新宿)에서 술을 마시고 12시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안 건데 오오카와 씨는 협박범이 아니에요. 오히려 돈을 빌려주고 있었습니다. 6~700만은 부인에게 빌려주었을 걸요. 부인은 주식에 손을 대었다가 최근에는 손실의 연속이어서 이미 재산을 팔기 시작했던 모양이에요. 조그만 광산이 남아 있어서, 산출량은 적지만요, 이걸 저에게 팔아달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좀처럼 살 사람이 나오질 않고 있는데도 재촉을 해대고 있어요. 그걸 아무래도 1800만에 계약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반액만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3개월 후에 어음으로 내기로 하고 1주일 정도 전에 그쪽 직원과 제가 본채로 와서 일단 현금 900만을 건네주고 정식으로 계약서를 교환했습니다. 그때 부인에게 이미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고 또 오오카와 씨에게서 빌린 돈도 갚으라고 부탁했던 겁니다. 오오카와 씨가 혼자서 아타미로 간 건 그걸 받기 위해서니까 제가 보증인이 되었던 차용증도 갖고 갔던 겁니다. 담보는 바로 그 호화로운 저택인데 그런 걸 원리(元利 원금과 이자) 합계 6~700만에 남의 손에 넘겨주는 바보 같은 짓을 할 리는 없죠. 저는 그 전부터 화를 냈었지요. 그런데도 부인이 저에게 반 년 이상이나 교섭을 해달라고 해서 몇 번이나 현지까지 사람을 안내해주었는데도 실비 이외에 사례라고 준 게 겨우 5만 엔이에요. 생각보다 판매 가격이 낮았으니까 화가 난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요즘 같은 디플레이션 시대에 그게 뭡니까. 그런 이유로 열이 받아서 저는 오오카와 씨가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빌린 돈을 받으려는데 동행해봤자 눈치도 보이고요. 그러니 그 부인과 옛날에 빌린 돈을 받는 것도 협박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협박일지도 모르지만 오오카와 씨는 사람을 협박할 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의 증언은 의외스러운 것이었다.
“그 외에 누군가에게 협박당하는 기색은 없었나요?”
“글쎄요. 주식에 쓴 돈만으로 몇 억이니까 1000만 정도는 슬쩍 빼도 모를 정도일 걸요. 협박당할 만한 비밀은 다른 사람이 알 수가 없으니까 협박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사생활 쪽은 짐작도 안 가네요.”
“아들 코노스케라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자금을 받은 건가요?”
“조그만 산림이죠. 시기가 좋았기에 바로 팔아서 2~3000만 정도는 벌었던 모양인데 고리대금을 시작하고 나서는 순식간에 잃어버린 모양이에요.”
“노다 집안의 재산은 현재 어느 정도 됩니까?”
“이제는 텅 비었어요. 이번에 판 1800만 이외에는 그 절반도 안 나갈 것 같은 게 한두 개 정도, 다음으로는 저 집과 대지 정도입니다. 골동품이 얼마나 있을지 몰라도 사실 눈에 띠는 물건은 대부분 팔아버린 것 같습니다. 그쪽은 저희가 터치하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이마이의 말은 마치 범인이 노다 가문의 사람이라고 정한 듯한 말투였다. 마지막엔 이렇게 덧붙였다.
“오오카와 씨의 부인이 지금 아타미에 계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오카와 씨의 아타미 여행 목적 같은 걸 들어보시죠.”
그래서 오오카와 부인에게 물어보니 이 여행은 주식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빌린 돈을 돌려받을 목적이었음이 분명해졌다.
“집과 대지를 저당 잡혀 있었으니 빌린 돈을 갚으라고 재촉할 필요도 없었습니다만. 또한 그런 이유이기에 100만 엔만 받을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기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이마이 씨와 계속 친하게 지내고 계셨나요?”
“지금은 일하는 곳도 다르고 나이 차이도 크기에 노다님에 관련된 일 이외에는 거의 만날 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쿄에서 온 보고에 의하면 이마이가 주장한 알리바이는 지극히 애매하다. 신주쿠 술집에서도 그런 단골손님은 없고 짐작 가는 바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와 결국 그의 주장을 증명한 것은 아내뿐이다. 밤 12시쯤에 돌아와 곧바로 누워서 다음날 아침 늦게까지 잤다는 것뿐이다.
다음날 조간에 실린 츠지의 기사에는 코노스케도 이마이도 각자 알리바이가 명확하지 않아서 그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는 한편 코노스케와 부인의 공범설에 대해서도 적혀 있었다. 의지가 되는 게 맹인 한 사람의 증언이라서 특종을 쥐고서 당당하게 출발한 츠지도 벌써 수사는 난항을 거듭했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호소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