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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노래 없는 나라
로드 던세이니


시인이 찾아간 어느 커다란 나라에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시시한 노래 한 곡조차 없는 나라를 착한 시인은 불쌍하게 여겼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짧고 변변찮은 노래를 몇 곡 만들어야지. 골목을 기쁘게 만들고 난롯가를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야.”
이후 며칠 동안 시인은 사람들을 위해 딱히 내용도 없는 노래들을 만들었습니다. 예전의 행복한 나라 언덕 위에서 처녀들이 불렀을 법한 노래였죠.
시인은 그날의 일을 마치고 지쳐서 앉아 있던 주민들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신기한 옛이야기들을 주제로 한 노래를 몇 곡 지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살았던 골짜기에 불어오는 바람을 닮은 노래죠. 우울한 저녁때에 부르면 위로가 될 테니 불러보지 않으시겠어요?”
그러자 주민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그런 허튼짓이나 할 시간이 있을 것 같아요? 댁은 현대 경제의 성장에 대해 잘 모르시는 모양이구만.”
시인은 울면서 이렇게 말하고야 말았습니다.
“아아! 이 사람들은 저주받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