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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세 아들
로드 던세이니
마침내 〈인간〉은 문명 최후의 영광이라 할 수 있는, 궁극의 도시라 불리는 고층건물을 드높이 쌓아올렸다.
땅속 깊숙이까지 사람들의 수요를 만족시켜줄 기계가 부드럽게 웅웅거렸다. 사람들이 할 일은 없어졌다. 그들은 그저 편하게 앉아서 〈성(性) 문제〉에 대해서 토론만 하면 되었다.
가끔 버려진 들판에서 인간 최후의 영광의 가장 외측 벽문에까지 가난한 노파가 구걸을 하러 왔다. 사람들은 늘 노파를 쫓아내곤 했다. 인간 성취의 영광인 이 도시는 노파를 위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들판에서 구걸을 하러 왔다가 사람들에게 쫓겨나는 것은 〈자연〉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홀로 쓸쓸히 들판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연〉이 다시 찾아왔고 사람들은 또 쫓아냈다. 이번에는 키가 큰 아들 셋을 데리고 왔다.
“애들은 들어가게 해줘요. 내 아들들만이라도 도시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노파가 말하자 키 큰 세 아들은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자연의 세 아들, 버림받은 이의 무시무시한 아이들은 〈전쟁〉, 〈기근〉, 〈역병〉이라고 한다.
더구나 그들은 안으로 들어가서 알게 되었다. 인간은 도시 안에서 자기네 문제에만 신경을 쓰는 바람에 문명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뒤에서 다가오는 세 명의 발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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