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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으로 출간 예정인 『시간과 신들』을 맛보기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http://pegana.tistory.com/15
* 공개 기간 : 2012/05/05~(무기한 공개)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http://pegana.tistory.com/15
* 공개 기간 : 2012/05/05~(무기한 공개)
그때 돌연 시간의 시커먼 모습이 신들 앞에 나타났다. 양손은 피투성이고 붉은 검이 그의 손가락에 멍하니 매달려 있었다. 시간이 말했다.
“사르다스리온은 이제 없소! 소신이 멸망시켰소이다!”
이에 신들이 말했다.
“사르다스리온을? 대리석 도시 사르다스리온을? 그대가, 그대가 멸망시켰다고 했느냐? 그대, 신들의 시종이?”
그리고는 가장 나이든 신이 말했다.
“사르다스리온, 사르다스리온이여, 정녕 사르다스리온이 사라졌단 말인가?”
시간은 슬그머니 그 얼굴을 훔쳐보고는 핏방울 떨어지는 손으로 칼자루를 쥐고 신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신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멸망시킨 그가 언젠가 자기들마저 죽일지 모른다는 새로운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하여 새로운 울부짖음이 황혼 속을 퍼져갔다. 신들은 꿈의 도시에게 바치는 만가(輓歌)를 불렀다.
“눈물이 사르다스리온을 되돌려주지 못하리.
허나 이는 그대를 지켜본, 한결같은 눈으로 지켜본 신들이 보내는 수천의 세계들과의 석별이니라. 그대의 신들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노라.
눈물이 사르다스리온을 되돌려주지 못하리.
믿을 수 없구나 사르다스리온이여, 그대의 신들이 이러한 파멸을 주고 말았도다. 그대를 멸망시킨 자는 그대의 신들도 멸망시킬지니.
황혼의 들판에서 아침이 노닐고 있을 무렵 돌연 밤이 나타났을 때 그대의 첨탑이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걸 몇 번이나 보았던고. 사르다스리온, 사르다스리온이여, 신들의 꿈의 도시여, 어스름 속에서 사지를 늘어뜨린 그대의 마노 사자여.
우리의 아이인 새벽을 분수 꼭대기에서 노닐도록 보낸 게 몇 번이나 되던고. 우리 여신들이 어여삐 여기는 저녁이 그대의 발코니에 머물던 게 몇 번이나 되던고.
그대의 대리석 조각 하나가 늙은 신들을 달래기 위해 먼지 위에 놓여 있구나. 모든 걸 잃어버린 인간이 사랑하던 이의 머리털 한 가닥을 보물처럼 여기듯이.
사르다스리온이여, 신들은 그대의 거리가 있었던 곳에 다시금 입을 맞추노라.
그대의 거리에는 아름다운 대리석이 깔려 있었도다, 사르다스리온이여.
사르다스리온, 사르다스리온이여, 신들은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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