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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꽤 늦어서 그가 출근을 하려고 길을 나서는데 막 미타카의 트럭이 그를 태우고 가족에게 거리까지 배웅을 받으며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부인으로 보이는 여인은 의외로 젊고 선량해 보이는, 약간 예쁘장한 여성이었다. 아기를 업고 있었다.
“아빠, 힘내!” 라고 말하며 아기에게 손을 흔들도록 했다. 트럭은 떠나갔다. 그걸 보고 불현듯 칸키치의 마음이 변했다. 미련이 고개를 쳐든 것이다.
‘그래! 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게 남았다. 멍청했어. 신문기자의 발은 세상 어디든 이야기를 쫓아가지 않으면 안 돼.’
그래서 부인을 붙잡고 잠시 질문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어제는 남편분이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셨죠?”
“예, 평소엔 안 마시는 사람인데…….”
“아하. 평소에는 마시지 않는군요?”
“선거 전 무렵부터 가끔 마시게 되었어요. 그래도 저렇게까지 취한 적은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모르겠어요. 선거 때문이 아닐까요. 입후보 같은 걸 하는 바람에.”
“부인께선 입후보에 반대하시나요? 다른 곳에서는 그러지 않은 모양인데요.”
“그야 당선될 것 같은 집은 다르겠죠. 우리는 큰돈을 날리는 것 뿐 바보 같은 짓이에요. 술꾼들만 선거에 나온다니 별난 일이에요.”
“홧술일까요?”
“그렇겠죠. 저조차도 홧술을 마시고 싶어지네요.”
“왜 입후보하셨던 걸까요?”
“그건 제가 알고 싶네요.”
“무언가 말씀하신 게 있을 겁니다. 특히 홧김에 마시고 취했을 때는.”
“절대 말을 안 해요. 그렇다고 마음을 먹으면 얌전한 성격에 어울리지도 않게 무슨 일이 있어도 고집을 부리니까요. 무언가 이유가 있는 모양이지만 제게도 털어놓지를 않습니다.”
부인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하지만 칸키치에게 있어서는 만세다. 역시 무언가 있는 거다. 부인에게도 감춘 비밀. 질 수 밖에 없으니 홧술. 그게 수상하지 않다면 세상에 의심스럽지 않은 건 없지 않은가. 다만 서둘러선 안 된다. 부인은 비밀을 모르고 있으니 쓸데없이 캐묻지 말고 우선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아두는 거다.
“걱정 많으시군요. 하지만 미타카 씨도 필사적이니까 가능한 위로하고 격려해드리는 게 좋겠습니다.”
“저도 그럴 생각이에요. 그리고 하다못해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었으면 하고 뒤에서 돕고 있죠…….”
“윽, 안 돼요. 당신이 뒤에서 몰래 운동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에요.”
그런 말을 들어도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선거법 위반이라는 말과는 상관이 없을 듯한 세상사를 모르는 생활을 하고 있는 거겠지. 어쩌면 교육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선량하긴 하지만 그다지 신문도 읽지 않는 듯한 여자로 보였다. 그래서 칸키치가 선거법 위반에 대해 설명을 하는 수고를 들이자 그 친절함만은 통했던지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하지만 제가 뒤에서 하고 있는 건 신에게 비는 일밖에 없어요.”
그녀의 얼굴은 그저 태연하기만 했다.
회사로 돌아가 부장에게 보고했다.
“왜 싸움이 일어난 거야?”
“그건 모르겠지만, 아마도 사꾸라 녀석이 일을 충실하게 하지 않아서 따귀를 맞은 것 같아요. 취하면 때리고 싶어지는 녀석이었거든요.”
“그럼 이것저것 살펴봐도 이상한 부분은 없잖아?”
“아내에게도 입후보의 비밀을 밝히지 않는데도 말입니까?”
“바보냐? 비밀이 없으니까 그렇지.”
“아하, 그렇군!”
“하지만 기삿거리가 될지도 모르겠군. 〈꽃놀이 술의 후보자〉. 써봐.”
“그만두세요. 그런 걸 쓰기 위해 하루 종일 헛고생을 한 게 아닙니다. 두고 보세요.”
“어쭈, 아직 포기하지 않았나?”
“포기하지 않았고말고요. 이렇게 번뜩인 이나리 칸스케(稲荷カンスケ)의 육감, 틀린 예는……”
“엄청 많지.”
“그 말씀대롭니다!”
칸키치는 파칭코에 슬쩍 들어가 반나절 동안 울적한 기분을 달랬다.
칸키치는 상세하게 메모를 해두는 습관이 있었다. 사회부 기자의 눈은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계율이 그렇게 시킨 것으로, 틈만 나면 그걸 꺼내어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거다! 꼴좋구나!”
메모에는 〈음울한 눈. 그가 슬쩍 보인 유일한 속내〉 라고 적혀 있다. 〈귀신의 목〉이란 이를 가리킨다(일본 속담에서 ‘귀신의 목을 벤 듯’ 이라는 말은 큰 공을 세운 듯 우쭐거림을 말한다). 그 눈을 잡아낸 이상은.
하지만 그 후로는 이렇다 할 부분이 없다.
‘역시 싸움은 이상한 점 중 하나구나. 매춘부 거리에서 연설을 한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생각해보면 전부 이상하지 않은가. 좋아, 매일 아침 부인을 만나보자. 통통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었어. 매일 아침 방문하면 신경이 쓰이려나.’
엉뚱한 부분에 힘을 쏟는 듯했으나 출근 도중에 매일 아침 통통한 부인을 방문하는 일을 빼놓지 않게 되었다. 파칭코에서 얻은 캬라멜 같은 걸 미끼로 쓰면서.
그러자 차차 통통한 부인과는 꽤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지만 입후보의 비밀에 대해서는 그에 비하면 여전히 베일에 싸인 상태였다. 왜냐하면 허물이 없어짐에 따라 부인은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편이 대의원이 되면 어쩌죠? 대의원의 부인이 된다니…….”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입에 올리고 말았던 것이다.
‘상당히 멍청하구나, 이 여자는.’
칸키치는 그렇게 탄식했으나 또한 귀여운 여자와의 매일 아침 만남이 목적과 달리 즐거움이 된다는 한심한 꼴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선거가 끝났다. 미타카 키치타로의 득표는 132표. 백을 넘은 게 장하다고 해야 할 일이다. 아무런 일도 없이 종막을 맞이했다.
그때 일어난 사건이 초등학교 바닥 아래에서 발견된 머리 없는 시체 발견이었다. 그 초등학교는 미타카 목공소 뒤편에 있다. 시체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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