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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본의 저널리스트 야마다 준(山田順) 씨가 토요케이자이(동양경제) 신문에 기고한 글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문)
일본과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에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여 옮겨봅니다.

일본은 전자책의 무덤이다. 킨들도 망할 게 빤하다.
이는 킨들이 문제라서가 아니라 일본 전자책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일본 전자출판 시장의 중심은 보이즈 러브(남성 동성애물, 야오이, 이하 BL)와 틴즈 러브(10대 소녀 대상의 약간 야한 연애물, 로맨스, 이하 TL) 만화다.
이러한 속칭 '에로 컨텐츠'가 잘 팔리고 있다. 600억 엔 규모 시장에서 BL,TL만으로 80%, 즉 500억 엔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장르는 피처폰 시절부터 잘 나갔다. 주요 독자는 중고생 시절부터 휴대폰을 쓰기 시작한 20대 직장 여성들이다.

아이북스가 일본에서 정식으로 열리기 전에 앱북 형식으로 전자책이 나왔고 '모시도라' 등 성공 사례가 있으나 극히 일부분이다. 소설 등 일반 도서는 전혀 안 팔렸다. 앱스토어 랭킹 상위에 있는 앱북은 거의 다 85엔(최저 가격인 듯 -역주)에 내용은 성인대상의 야한 실용서나 에세이가 많다.

애플은 에로물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서 거의 통과하지 않지만 아마존 킨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아마존 재팬은 일본 최대의 성인용품 판매상이기도 하다.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개인 자가출판 서비스 -역주)으로 BL 등 에로 소설과 만화가 다수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영미권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전자책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우리나라도 제법 잘 나갔다 -역주).
향후 전자출판은 이런 에로/포르노물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본의 전자출판이 망하든 말든 아마존에게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일본은 킨들에게 있어 일부에 불과하다. 전자책 시장의 중심은 영어 컨텐츠다. 아마존 전체 차원의 노력이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