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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본경제신문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전자책에 대해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 생각하여 번역, 게재합니다. (원문)

절판 만화, 전자책으로 재평가 - J코미 창업자에게 묻는다

마법선생 네기마!로 누계 3200만부를 발행한 인기 만화가 아카마츠 켄(赤松健) 씨의 또 하나의 얼굴은 인터넷 사업가다. 중고책과 파일 공유 소프트로 작품이 퍼지는 것에 대항하여 작가에게 광고수입을 주는 절판 만화 무료 구독 사이트 J코미(Jコミ)를 만들었다. 전자책의 보급에 의해 종이책으로는 할 수 없는, 한 번 사라진 작품의 재평가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수법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J코미
출판사와 계약이 끝나 절판된 만화만을 다루는 무료 만화 사이트. 일반작품 약 330, 성인용 작품 약 110 작품이 있다. 페이지 사이에 광고를 넣어서 얻어지는 수익은 전액 작가에게 준다. 스마트폰 앱도 있다.
작가의 허락을 얻은 후 J코미 쪽에서 만화책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 번이라도 상업 잡지에 실린 작품이 대상이며 동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팬을 대상으로 사인이 들어간 엽서 등의 특전을 붙인 PDF를 유료판매하는 'J코미 FAN딩' 서비스도 있다. PDF에는 구입자의 이름과 메일 주소를 워터마크로 기록하여 유출을 막는다.

■ 모든 관계자가 윈윈하는 모델

아카마츠 씨가 2011년 4월 창업한 J코미는 절판된 만화를 무료로 공개하는 사이트다. 작품수는 약 440, 권단위의 열람수는 1100만회를 넘었다. 열람시 들어가는 광고에서 생기는 수익은 전부 작가에게 주고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공개한 첫 달에 2000~4만 엔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고서점 등 작가에게 수익이 생기지 않는 유통이 늘어나는 게 창업의 계기였습니다. 특히 파일 공유 소프트에 대항하려면 무료밖에는 방법이 없었죠. 그래서 일반적인 전자책 서비스와 달리 웹브라우저에서 보도록 하고 광고수익을 얻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출판사와 계약이 끝난 절판 작품에 눈을 돌린 건, 모든 관계자가 윈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무료로 읽을 수 있고, 작가는 수익을 얻고, 같은 작가의 신작을 파는 사이트로 유도하니까 출판사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죠. 컨텐츠가 되살아나는 겁니다."

■ 활동 재개를 결심한 작가도 생겨나

4일에 세 작품 정도 속도로 신작을 공개. 처음에는 아카마츠 씨가 메일을 보내어 작품 제공을 권유했지만 지금은 매일 같이 작가에게서 게재 의뢰의 메일이 온다.

"특히 작가의 수익을 늘려주기 위해 작년말부터 정식으로 시작한 것이 'J코미 FAN딩'입니다. 작품 PDF에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엽서나 작가와 술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등의 특전을 붙여서 한 달간 판매하는 겁니다."

"팬들에게 있어 엄청난 가치가 있죠. 1회의 가격은 1050엔에서 21000 엔. 325,000 엔에서 60만 엔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했는데 여섯 작가 중에서 네 명이 달성했습니다."

"그 중에는 거의 은퇴를 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죠. 그들에게 수십만 엔의 수익은 큰 액수죠. 또한 팬의 감상이 트위터를 통해 대량으로 전해지는 것도 기쁜 일입니다. 이를 계기로 활동 재개를 결심한 작가도 있습니다."

■ 구조/시스템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다

웹사이트는 아카마츠 씨와 대학 시절 친구들 다섯 명이 운영한다. 수익은 초기 화면의 광고와 성인용 작품에 부과하는 월 105 엔의 요금뿐. 서버 요금도 충당되지 않아서 아카마츠 씨의 개인 자금으로 유지하고 있다.

"벤처 기업이 처음부터 대박을 내려고 하면 안 되겠죠. 과점(寡占)하게 되면 어떻게든 굴러갑니다. 작가를 위해서가 대전제이지만, 이런저런 아이디어는 있습니다. 우선 파일 공유 소프트를 시작으로 작가를 착취하는 시스템을 타파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TPP에서 느끼는 위기감

근저에 깔린 건 일본의 만화 문화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가짐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위기감을 품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을 저작권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적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저작권의 친고제가 폐지됨을 이르는 듯. 그럴 경우 동인지 등을 저작권자의 의향에 상관없이 신고하여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역주). 작년 12월, 저작권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영리 법인단체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재팬(CCJP)에게 새로운 허용 방식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코믹마켓(코미케)의 동인지도 작가가 묵인한다면 상관없었습니다. 2차창작(캐릭터를 이용하여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팬덤 활동의 일부이고, 접한 사람이 흥미를 가져 원작을 사줄 가능성도 있죠. 그런데 TPP 참가로 그게 불가능해집니다. 저 자신도 대학시절에는 동인지를 그려서 팔았죠. 만화 전체의 층을 두텁게 만드는 요인에 관련한 문제인 겁니다."

"CCJP에게는 동인지용의 새로운 라이센스 마크를 제안했습니다. 2차창작은 좋지만 성행위 묘사는 안 된다든가,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만들어도 좋다든가 하는 식의 3종류를요. 저작권자가 자신의 작품에 마크를 붙여서 의사를 표시하는 겁니다. CCJP가 받아들인다면 제 다음 작품에서 사용할 겁니다."

■ 원래는 편집자를 목표로 했다

작년 3월로 9년간 이어갔던 연재를 끝낸 '마법선생 네기마!'는 만화책만 약 1900만부를 판매하는 히트작이 되었다. 올 여름, 신작을 연재할 예정이다.

"세 작품 연속으로 히트작을 낸다는 건 정말 어렵죠. 차기작이 안 된다면 은퇴할 생각입니다. 가령 작가의 대리인으로서 작품을 선전하거나 전자책을 업로드한다든지 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원래 편집자를 목표로 했을 정도로 창작자를 위해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쪽을 좋아하거든요."

아카마츠 켄
1968년생. 고등학생 시절 직접 게임을 만들 정도로 IT에 해박하다. 대학생 무렵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1993년 데뷔. 주간 소년매거진을 중심으로 러브코미디 작품을 연재했다. '러브히나', '마법선생 네기마!' 등 작품 합계 발행부수는 약 3200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