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정치가와 매춘부 로드 던세이니 정치가와 매춘부가 함께 천국의 문 앞에 이르렀다. 성인(聖人)이 그들을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당신은 왜 정치가가 되었습니까?” 성인이 먼저 물어보자 정치가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의 위대한 마음속에 우리 정당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싶다는 신념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국민의 대표라는 발판 위에 단호하게 섰다는 얘기죠.” “그럼 당신은?” 성인은 이어서 매춘부에게 물었다. “돈이 필요하니까요.” 매춘부가 대답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성인이 말했다. “좋습니다, 들어오세요. 그럴 자격은 없다고 생각..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노래 없는 나라 로드 던세이니 시인이 찾아간 어느 커다란 나라에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시시한 노래 한 곡조차 없는 나라를 착한 시인은 불쌍하게 여겼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짧고 변변찮은 노래를 몇 곡 만들어야지. 골목을 기쁘게 만들고 난롯가를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야.” 이후 며칠 동안 시인은 사람들을 위해 딱히 내용도 없는 노래들을 만들었습니다. 예전의 행복한 나라 언덕 위에서 처녀들이 불렀을 법한 노래였죠. 시인은 그날의 일을 마치고 지쳐서 앉아 있던 주민들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신기한 옛이..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인부 로드 던세이니 고층 호텔 꼭대기에서 인부가 비계(건물을 지을 때 딛고 서도록 나무 등으로 만든 설치물)와 함께 떨어지는 걸 보았다. 그는 떨어지면서도 나이프로 비계에 자기 이름을 새기려 애쓰고 있었다. 땅까지 100m 가까이 되는 높이였으니 그런 짓을 할 여유도 있었던 것이다. 내게는 그저 헛된 짓을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란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3초도 안 지나 저 남자는 알아보지도 못할 꼴이 되고 말 것이며, 남은 시간으로 이름을 새기려 애쓴 저 판자도 몇 주만 지나면 장작으로 쓰여 불타 없어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할 일이 있었기에 집으로 돌아..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판의 죽음 로드 던세이니 런던에서 돌아온 여행자들은 아르카디아(Arcadia 그리스의 고원, 목가적인 이상향)에 발을 들이며 차례로 판(Pan 그리스 신화의 목신. 인간과 염소를 합친 모습)의 죽음을 애도했다. 머지않아 그들은 가만히 누워 있는 판의 모습을 발견했다. 뿔이 달린 판의 얼굴은 미동도 없고 털 위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살아있는 동물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여행자들이 말했다. “판이 죽었다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그들은 커다란 시체 곁에 서서 슬픔에 잠긴 채로 인상적인 판의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았다. 해가 지고 조그만 별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판의 죽음』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2 밀회 약속 로드 던세이니 〈명예〉가 큰길을 노래하며 걸어갔다. 누추한 옷차림을 한 시인을 본 체도 안 하고 지나쳐갔다. 그래도 시인은 〈명예〉를 위해 〈시간〉의 궁정에서 머리를 단장하고 노래로 작은 화관(花冠)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지나가는 길마다 북적대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순간적인 소음으로 짠 가치 없는 화관만을 두를 뿐이었다. 조금만 지나도 이런 화관들은 다 말라 죽었다. 시인은 자신의 노래로 짠 화관을 들고 〈명예〉에게로 다가갔다. 그러나 〈명예〉는 그를 비웃고는 여전히 가치 없는 장식만을 둘렀고 그런 것들은 저녁이 되자 다 사그라졌다. 어느 날 쓰..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경이의 서』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1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에도 평소처럼 새벽 기차를 타고 손님에게 그럴싸한 물건을 팔기 위해 마을로 향하고 있었으나 섑 씨의 영혼은 공상의 세계를 떠돌고 있었다. 이렇게 확실히 깬 상태에서 꿈을 꾸며 역을 나올 때, 불현듯 검고 추한 옷을 입고 일을 하는 건 진짜 섑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진짜 자신은 사막의 거친 모래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는 동방의 고도(古都) 성벽 근처에 위치한 정글 가장자리를 걷고 있었다. 그는 그 도시를 라르카(Larkar)라고 이름 지었다. “결국 공상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실체를 갖고 있는 거야.” 섑 씨는 논리적으로 완벽한 결..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경이의 서』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1 토머스 섑 씨의 대관식 The Coronation of Mr. Thomas Shap 토머스 섑(Thomas Shap) 씨의 직업은 고객들에게 상품이 최고의 품질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리고 가격에 대해서는 그들의 암묵적 동의에 의해 정해진 거라고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 일을 위해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열차를 타고 교외에서 몇 마일 떨어진 도시로 출근했다. 이는 그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가 처음으로 자기 직업이 야만스럽다고 인식─책을 읽어서 알거나 한 건 아니고 직감적으로 진실을 깨달은 것이었다─한 순간 자신이 자는 집의 외양, 내부 장식, 심지어..
* 페가나 북스의 전자책 『경이의 서』 일부를 연재합니다. * 서지정보 및 판매처 안내 : http://pegana.tistory.com/141 통과할 수 없는 곳을 어떻게 통과하냐고? 그의 계획은 이랬다. 농민들의 기도문을 통해 알 수 있듯 그곳에는 죽음에 유의해야 할 가치가 있는 용이 한 마리 살고 있다. 수많은 처녀들을 잔인하게 죽였음은 물론이고 농작물에도 피해를 끼쳐왔다. 놈은 대지를 황폐하게 만들었고 공국의 재난이 되었다. 알더릭은 우선 용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창을 들고 말에 타 용을 만날 때까지 달렸다. 용은 입에서 짙은 연기를 뿜으며 그의 앞에 나타났다. 이에 맞서 알더릭은 소리쳤다. “사악한 용이 참된 기사를 쓰러뜨린 적이 있었는가?” 용은 이제껏 그런 적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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